Q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만나면 좋은 친구, 막내 아나운서 정영한입니다. MBC에서 제작되는 뉴스, 라디오, 스포츠 중계, 교양 프로그램의 목소리로 시청자 여러분을 만나 뵙고 있습니다. 아울러 방송을 넘어 기성 아나운서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 또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어요.
Q내가 속한 팀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요? 자랑할 점이 있다면?
흔히, 아나운서 하면 뉴스를 비롯한 방송 진행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지정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각종 내레이션·대독·제작발표회를 비롯한 오프라인 행사까지 음성이 필요한 다양한 일에 협업을 하고 있답니다. 특히 ‘MBC 아나운서국’의 경우, 본인의 색깔을 프로그램에 보다 잘 녹여낼 수 있도록 개개인의 특기와 개성을 존중하는 분위기예요. 법, 항공 우주, 피아노, 심리 상담, 운동 등등. 주체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본연의 모습을 살려 시청자들과 어울리는 방송을 지향한다는 점이 참 매력적입니다. 궁금하시다면 ‘뉴스안하니’ 유튜브 채널을 확인해 주세요!
Q본인 직무로 일해보니 이런 능력이 꼭 필요하더라, 3가지만 꼽는다면?
순발력
아나운서는 방송에 있어,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급작스러운 상황에 기민해야 합니다. 생방송이나 특보 등, 돌발 상황에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는 센스가 주요 평가 요소가 되는 것 같아요.
자연스러움(적응력)
여러 분야·형식의 방송에 동시에 투입되는 일이 많은 만큼 카멜레온처럼 그때그때 분위기에 걸맞게 녹아들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강한 색채로 특출나는 것도 큰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스포츠로 치자면 수비수 역할을 하는 게 아나운서라고 생각합니다.
진솔함
흔히 ‘아나운서’하면 떠오르는 복장과 말투 등이 있는데요. 요즘은 그 경계가 많이 허물어진 것 같아요. 외려 연출되고 억제된 모습보다는 솔직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진정성은 진심으로 방송하는 분야에 호기심을 갖거나 몰입하는 자세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분야에 열린 마음으로 궁금해하고, 다가가려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Q입사 후 가장 기억에 남는 하루가 있다면? 무슨 일이 있었나요?
개인적으로는 첫 생방송 스포츠 중계를 했던 날이 떠오릅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이었어요. 2시간을 대본 한 장 없이 채워야 했고, 심지어 한일전 경기였거든요. 직전까지 수십 경기를 돌려보고 각 상황에 따른 멘트도 하나하나 준비를 했었는데, 막상 경기 휘슬이 울리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고 정신을 차려보니 경기가 끝나있더군요. 사실 상대 전적으로 이길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던 탓에, 한일전을 이기고 인생 첫 금메달 획득 멘트를 어떻게 할지 다 준비했었는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진땀을 뺐던 기억이 생경합니다. 그럼에도 끝마쳤을 때의 그 쾌감은 이루어 말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방송 일을 하다 보면 잘한 날보다는 실수가 있었던 날이 더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 같아요.
Q내가 경험해본 MBC 특유의 분위기랄까, 일반 기업과는 다른 우리 조직만의 조직문화가 어떤 점이 있을까요?
일단 확실히 부서를 떠나서 MBC 가족들은 주체성이 뚜렷한 것 같아요. 일도 잘 하지만, 본인만의 이상과 비전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독특한 취미를 즐기는 분들도 많고, 전반적으로 “할 때는 하고 놀 때는 놀자!” 같은 생기가 있달까요. 그만큼 기본적인 것은 엄격하게 지키면서도 각자의 자아를 존중하는 열린 문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Q10년 후의 당신은 어떤 모습일 것 같은가요?
저는 아직은 제 색깔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회사에서 부여받는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것이 마치 모험을 하는 것 같아요. 시사가 될지, 스포츠가 될지, 교양이나 예능이 될지 아직은 탐색전을 치르고 있는 기분입니다. 그래도 10년 뒤에는 정영한 하면 ‘이것!’하고 떠오르는 키워드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갓생과 애쓰는 이미지보다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의 방송인으로 성장해 있기를 바랍니다.
Q입사 후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되는 순간(에피소드)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뉴스안하니> 유튜브 채널을 통해 드러난 개개인의 캐릭터가 예능 프로그램으로 연결되는 과정들이 참 의미 있었습니다. 제작진에 의해 발굴되기만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든 과정에 직접 나서는 과정에서 아나운서의 개성들이 빛을 발하게 된 셈이죠. 저 같은 경우, 입사 전에 가진 경력이라고는 방송 진행이 아닌, 콘텐츠 제작뿐이었던 터라. 최종 면접에서 “이제는 아나테이너가 아닌 아나듀서(아나운서+프로듀서)의 시대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어느 회사보다 주체적으로 OTT·디지털을 비롯한 뉴미디어 컨버전스에 앞장서는 것 또한 MBC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마지막으로 예비 동료 지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아나운서가 되는 커리큘럼, 정해진 길 같은 건 결코 없다고 생각합니다.
준비생 시절을 곱씹어 보면 인재상이니 뭐니, 소문에 휘둘리며 자신을 특정한 틀에 맞춰야 할 것만 같은 유혹이 참 강했던 것 같아요. 고작 2년 조금 넘게 생활했지만, 본심을 꿰뚫는데 도사들만 모인 조직입니다. 꾸미면 반드시 들통납니다. 경력이 주는 안정감, 혹은 새로운 스타일이 주는 신선함. 뭐가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가장 자신 있는 여러분의 특출남으로 승부하시길 바라요. 파이팅!